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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 개인적인 캐해석
*붉은 장미 - 사랑, 열정 / 초록 장미 - 천상의 고귀한 사랑
미도리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마중나오던 모리사와 선배는 없었다. 그는 이제 유메노사키 학원의 졸업생으로서 현재는 프로였다. 항상 등교 때 데리러 와주던 모리사와 치아키는 길을 걷다보면 종종 보이는 광고, 드라마,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미도리는 치아키의 마중없이 학원에 나갔다. 모두 새 학기에는 미도리가 지각도 자주하거나 결석도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내심 있었지만 미도리는 그 걱정을 모두 깨고 항상 아슬하기는 하지만 지각을 면했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30분 먼저 집에서 나와 꽃집으로 향했다. 꽃집에는 다양한 꽃들이 가득했고 유독 눈에 들어오는 꽃이 보였다. 장미였다.
오늘은 로즈데이였다. 로즈데이는 연인들이 사랑의 표현으로 장미꽃을 주고 받는 날이다. 미도리에게는 연인이 있었다. 눈에 밟히는 저 꽃의 색처럼 붉은 색이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사람. 모리사와 치아키였다. 졸업식 이후 고백을 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니 연인이 된 기간은 2달정도 되었다. 미도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줄곧 1년동안 숨겨두었던 마음을 고백했고, 그에 치아키는 기쁜 듯이 승낙해주었다. 연인이 된 직후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던 치아키와 미도리였으나 미도리는 새 학기를 맞이하였고 치아키는 스케줄이 빼곡하여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 유일하게 시간이 서로 들어맞는 날이 오늘 로즈데이였다.
미도리는 치아키에게 장미 꽃다발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래서 야채가게 일을 돕고 소액의 아르바이트비를 받아 저축하였고 드디어 제대로 된 꽃다발 하나를 구매할 만한 자금이 마련되었다. 아침 일찍 미도리가 꽃집으로 발걸음을 옮긴 이유는 꽃다발의 예약주문 때문이었다. 어떤 장미가 가장 예쁜지 어느 포장지가 가장 그 사람에게 어울릴지 미도리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고민하였고 거의 지각 직전이 되어서야 꽃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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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와 씨, 오늘은 유독 기분이 좋아보이네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앗, 그렇게 보이나요? 실은 오늘 돌아가면 그동안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서 조금 설렙니다."
"보고 싶었던 사람이면 애인?"
"음, 그저 소중히 다루고 싶은 사람 정도로만 알아주세요."
치아키는 미도리에 대해 물어보는 매니저에게 간결한 답을 해주고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미도리와 연인관계라는 것을 매니저는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지만 굳이 말을 해서 일을 키울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오늘은 미도리와 애인관계 이후 처음으로 가지는 휴식의 날이었다. 휴식이라고 하여도 둘 다 오전, 오후는 각자의 스케줄이 있었고 저녁을 함께 보내는 정도였지만 두 달 내내 만나지 못했던 둘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중요한 시간이었다. 치아키는 남은 한 개의 일정을 마치고 미도리를 보러갈 예정이었고 그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렜다. 하지만 일은 일, 들어가기전 심호흡을 하며 기분을 조금 진정시킨 치아키는 첫 촬영 이었던 프로그램을 실수를 거의 하지 않은 채 대성공으로 마쳤다. 재빠르게 뒷정리와 인사를 마친 치아키는 급한 발걸음으로 차를 타고 엑셀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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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수업들과 부활동을 모두 마친 미도리는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뒷정리와 샤워를 마쳤다. 평소에는 느릿느릿 움직여지던 몸도 오랜만에 치아키를 볼 생각에 기쁨이 차올라 행동도 빨라졌다. 미도리는 곧장 집 근처의 꽃집으로 가서 치아키를 위한 꽃다발을 받고 나와 치아키에게 전화를 걸었다. 운전 중이거나 근무 중이라 전화를 혹시 못 받지 않을까 했던 미도리였지만 타이밍 좋게 신호에 걸려있던 치아키가 전화를 받았다.
"치아키 씨, 지금 일 다 끝났어요?"
"음, 그렇지! 마침 일을 다 끝내고 집으로 가는 중이다. 타카미네도 수업과 부활동은 모두 마쳤나?"
"뭐어…나름대로 마쳤어요. 저도 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요."
"운이 좋구나, 아마 비슷하게 도착할테니 집 앞에서 만날 수 있겠지. 오랜만에 보는데 타카미네는 감흥이 어떤가?"
"그런거 일일히 안 물어봐도 알잖아요, 보고 싶으니까 빨리 와요."
"타카미네는 부끄럼쟁이구나, 금방 가겠다!"
미도리는 항상 알면서도 물어보는 치아키가 얄미우면서도 좋았다. 이 사람은 항상 부끄러운 말들을 자주 내뱉었다. 그건 자신이 1학년 때도 자주 그랬지만 날이 갈수록 자각이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만큼 아껴주고 좋아한다는 의미겠지. 본래 스케줄이 일찍 끝나더라도 치아키가 맡는 일은 대부분 체력을 요구시했다. 이런 날에는 쉬는 것을 더 선호할텐데 자신과의 만남을 더 중요하게 여겨주는 치아키가 고맙고 행복했다. 그런 행복감에 취하며 얼마 걷지 않자 치아키의 집 앞에 도착했다. 치아키는 아직 집에 도착하지 않은 듯 해보였다. 아마 차가 막힌 것이겠지. 지금 시간이면 퇴근과 겹쳐 무척 도로가 붐빌 것이다. 치아키는 거기에 꼭 갇힌 것이겠지. 하지만 치아키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은 싫었기에 밖에서 그저 치아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약 30분 후 치아키가 차를 급하게 끌고와서는 안에서 내렸다.
"타카미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 길이 많이 막혀서 늦었는데 많이 기다렸나?"
"별로…금방 왔어요. 그리고 이거 치아키 씨에게 주고 싶었어요."
미도리는 그리 말하며 뒤에 숨겨두었던 붉은 색 장미가 조화롭게 꾸며져 무척 예쁜 꽃다발을 치아키에게 내밀었다. 붉은 색으로 가득한 장미 속에 약간 푸릇한 잎들이 끼워져 붉은 색을 더 부각시켰다. 붉은 장미는 사랑과 정열을 의미했다. 미도리에게 있어서 치아키의 대한 사랑은 그랬다. 사랑과 정열이 가득한 적극적인 사랑. 붉은 장미들이 한데 모여 좋은 향기를 나게 했고 치아키는 그 꽃다발을 정말 기쁜 듯이 받았다.
"나에게 주는 것인가? 정말 고맙다, 타카미네. 무척 예쁘구나!"
"보자마자 치아키 씨가 생각났어요. 붉은 색."
"하하,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구나."
그리고 곧바로 치아키도 미도리에게 무엇을 건넸다. 꽃다발이었다. 하지만 색이 달랐다. 치아키가 미도리에게 건네준 꽃다발은 초록빛이 가득 담겨진 장미들에 중간에 붉은 장미들이 끼워진 꽃다발이었다. 초록 장미의 꽃말은 천상의 고귀한 사랑. 그 속에 담겨진 사랑과 정열의 붉은 장미들. 치아키는 미도리가 정말 좋았다. 만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동안 같이 활동과 생활을 해오면서 미도리에 대한 마음은 더 커졌다. 치아키에게 미도리에 대한 마음은 사랑이나 정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그에 초록장미를 베이스로 골랐다. 녹색이 떠오르는 미도리였기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치아키 씨도 준비했어요? 이런 거에 둔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아무리 그래도 애인과의 첫 기념일인데 허투로 보낼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치아키 씨에게 이런 센스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다시 봤어요."
"그 말은 무슨 의미인가 타카미네, 내가 그렇게 둔한 사람으로 보였나?"
"그걸 지금 알았어요?"
"오랜만에 봤는데도 거침이 없구나! 그 정도면 새 학기에 잘 익숙한 거겠지?"
미도리는 치아키의 말에 잠시 멈칫했다. 언제나 갑작스럽게 저 사람의 말은 파고든다. 보통은 심술을 부릴 법한데 그런 거 하나없이 현재 자신이나 걱정하는 저 사람은 정말. 현재 가장 바쁘고 힘든 사람은 치아키일텐데 이럴 때마저 남부터 걱정한다. 그런 치아키도 좋아했지만 가끔은 자신 먼저 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웃으며 자신이 준 꽃다발의 장미를 만지작 거리며 향기를 맡는 치아키가 예뻤다. 마치 한 폭의 그림 다웠다. 미도리는 즐거운 듯이 꽃다발을 구경하는 치아키의 턱을 살짝 잡고 돌려 고개를 조금 숙여 치아키 입에 입맞춤했다.
"정말 예쁜 장미 꽃다발이다, 타카미…!"
2달만에 하는 키스는 달달하고 농후했다. 급하면서도 최대한 여유를 유지하려는 미도리. 그에 응하여 페이스를 미도리에 맞춰주는 치아키. 꽃다발의 향기들이 어우러져 마치 꽃밭에서 키스하는 듯한 느낌마저 불러 일으켰다. 밖이라 훨씬 진한 키스는 하지 못했지만 급하게 조금씩 얽힌 혀들과 호흡하는 입 사이로 쪽쪽 소리가 울렸다. 입을 떼면 얇고 가느다란 실이 방금 전 둘의 만남이 어땠는지 보여주기라도 하듯 오래, 길게 늘어졌다.
"하아…후. 갑작스럽구나, 타카미네."
"치아키 씨가 그런 표정으로 꽃다발을 바라본 게 잘못이라구요……"
"하하, 그랬던건가. 그건 미안하다. 타카미네가 나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멈출 수가 없어서 말이지."
"그거 치사하지 않아요…?"
항상 저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만 하는 것이 마치 마음을 이미 꿰뚫어보기라도 한 것 같았다. 밖에 서 있는 제 손을 잡고 치아키는 집으로 천천히 이끌고 들어갔다. 바스락거리는 꽃다발의 포장지 소리와 은은하게 퍼져나오는 치아키의 바닐라향. 오랜만에 만난 연인들의 시간은 아직 초저녁을 막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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