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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 다수, 개인적인 캐해석
*때 지난 화이트데이
*치아키가 어이없는 거로 고민합니다.
아직 쌀쌀한 날씨와 디 녹지 못한 눈, 추위는 여전했지만 조금씩 초록빛을 띄는 잎들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달력은 3월로 넘어간지 중순이었다. 게다가 내일은 14일 화이트데이. 저번에 치아키는 미도리에게 초콜릿을 선물해주었다. 그 초콜릿은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미도리가 잘 먹을 수 있는 달달한 밀크 초콜릿이었고 미도리가 좋아할 법한 귀여운 토끼가 그려진 무늬 포장지에 포인트로 꽃을 장식하는 곳에도 자주 가방에 걸고 다니는 유루캬라의 마스코트가 장식되었다.
이제는 등교길에 미도리를 데리고 등교하는게 일상이 된 치아키는 평소처럼 미도리의 집에 들러 데리고 나왔다. 치아키는 가는 길에 가방에서 초콜릿을 꺼냈고 그 것을 미도리에게 건넸다. 무척 귀여운 포장이 되어있는 물건에 미도리는 무척 기뻐하는 어조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별거 아니라면서 항상 고맙다는 의미를 담은 초콜릿이라는 말과 함께 치아키는 가볍게 앞으로 먼저 걸어갔다. 미도리는 그런 치아키의 뒷 모습을 보며 발걸음을 옮겼고 그와 동시에 눈치챘다. 자신이 받은 이 초콜릿이 발렌타인 초콜릿이라는 것을. 눈 앞에 빨리 걸어가는 치아키의 귀가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드물게 붉어져 있었다. 평소에 라이브할 때 큰 환호성 속에서 기쁘거나 추울 때 빼고는 붉어지지 않았던 귀였기에 더 선명히 와닿았다. 선배도 부끄러움을 느끼는구나. 드물게 볼 수 있는 치아키의 모습이 그저 좋기만 했다. 초콜릿의 상대가 자신이고 선배가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 그 어떤 것 이상의 만족감이 들었다.
한달 후 미도리는 다가오는 화이트 데이에 치아키에게 발렌타인의 보답을 하려했다. 보기 힘든 치아키의 모습도 보았고 무언가 자신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미도리는 무엇을 선물해줄까 하다가 평소 치아키가 자주 먹는 것에 대해 떠올렸다. 씁쓸한 맛을 싫어하는 치아키는 딸기맛이 나는 과일 사탕을 좋아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빨간색이었고 달았으니까. 딸기맛 사탕은 다른 사탕들보다 즐겨먹는 사탕이었다. 의미는 단순했지만 그런 점이 치아키다워서 미도리는 치아키에게 딸기맛 사탕을 선물해주기로 마음을 정했다. 항상 가는 디저트 가게에 종종 딸기 사탕이 나오는 것을 보았고 맛도 좋은 가게였기에 곧바로 발걸음 옮겨 가게로 들어가 딸기맛 사탕을 사왔다. 포장도 옅은 분홍색 포장지에 붉은 리본을 꼭 묶은 귀여운 포장을 골랐다.
화이트데이 당일 미도리는 치아키에게 딸기 사탕을 건네주기 위해서 최대한 혼자 있는 시간을 노리려고 했지만 치아키는 유성대의 리더. 인기는 당연히 많았다. 치아키는 인망이 두터운 편이었고 후배들에게 감사하다는 의미의 사탕도 종종 받았다. 등교길부터 하교길 심지어 부활동 때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치아키가 혼자 있는 시간은 거의 많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간 선물까지 준비해놓고 아무것도 건네주지 못하고 화이트데이를 보낼 게 뻔했다. 그런 마음에 약간의 조바심이 생긴 미도리는 자신의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돌아가려는 치아키를 불러세웠다.
"선배, 잠시 줄 것이 있어요"
"응? 타카미네가 나에게?"
"이거…"
미도리는 약간 쭈뼛거리며 자신의 가방안에 들어있던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딸기맛 사탕을 꺼냈고 치아키에게 건넸다.
"이게 무엇인가, 타카미네!"
"그… 저번 발렌타인 초코에 대한 답례…랄까."
"오오! 오늘은 화이트데이였나, 용케도 기억해줬구나. 고맙다, 타카미네!"
자신이 준 사탕에 대해 치아키는 기억해줬구나 하며 무척 기뻐하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면서 약간 치아키가 얄밉기도 하였다. 이런 기념일도 잊어먹을 만큼 둔한 사람으로 보였던 걸까. 그래도 포장을 조심히 풀어 좋아하는 딸기맛 사탕이라는 것을 안 치아키의 표정에 그런 기분따위 저 멀리 사라진지 오래였다. 아 기뻐하는구나. 미도리는 치아키가 기쁜 듯한 미소를 지으며 입안에 곧바로 딸기맛 사탕을 넣고 굴리는 모습을 보며 만족감을 느꼈다. 좋아해줘서 다행이다. 치아키는 행복한 표정으로 딸기맛 사탕을 먹다가 문득궁금한 것이 있는 듯 미도리를 바라보았다.
"타카미네, 내가 딸기맛 사탕을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나?"
"선배 종종 연습 후 휴식할 때나 등, 하교길에 먹는 걸 본 적이 있어서…"
"나를 많이 관찰해준건가? 아이돌에게 관찰능력은 필수지. 점점 성장해가는게 보여서 뿌듯하다 타카미네!"
"딱히 그런건 아닌데, 하아……선배는 진짜 엉뚱한 곳에서 의미를 찾는 것 같아. 이상한 사람."
"그렇다면 그런 나에게 보답으로 사탕을 주는 타카미네도 이상한 사람이 되는건가?"
그렇다. 눈 앞의 이 모리사와 치아키는 이런 점에 있어서는 날카롭게 치고 들어온다. 평소에는 자신에 관해서는 한없이 둔한 사람이 타인이 관련되거나 하면 누구보다 감이 날카롭다. 그런 이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이기에 부정은 할 수 없었다. 자신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라구요. 선배.
"우…선배랑 얘기하면 이야기가 이상한 곳으로 새버려."
"음, 그건 타카미네 탓도 있지 않을까하고 나는 생각한다만."
"선배 영향이 제일 큰 건 알아요?"
"그건 그렇지."
치아키는 자신이 선배 때문이라고 툴툴거려도 결국에는 그렇다고 받아들여준다. 조금쯤은 아니라고 해도 되는데 어디까지 착한걸까. 미도리는 조금 앞서가는 치아키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치아키는 앞장 서서 제가 준 사탕이 그렇게 좋은지 집에 도착할 때 쯤이면 이미 남아있지도 않을 만큼 빠르게 딸기맛 사탕을 먹었다. 저렇게 좋아하는 표정 얼마 본 적이 없는데. 미도리는 괜한 장난심에 치아키에게 물었다.
"선배, 선배는 내가 좋아요 아니면 그 사탕이 좋아요?"
"타카미네 갑자기 무슨 질문을 하는건가?"
"답해줘요, 나야 사탕이야?"
"그야 물론……"
치아키는 당연한 것을 물어보냐는 표정으로 미도리를 바라보았지는 지금 자신이 들고 있는 사탕은 그 미도리가 준 사탕이었다. 이 경우 물론 미도리를 선택하겠지만 손에 들려있는 이 사탕이 미도리가 준 사탕이라는 점이 답변을 확실히 하기 힘들게 의미를 부여했다. 미도리를 정말 좋아하지만 그런 미도리가 자신을 위해 빨간 리본으로 포장해서 보답해준 이 딸기맛 사탕도 좋았다. 음식과 미도리를 비교해서 머뭇거린게 미안해졌지만 자신에게는 둘 다 소중했다. 미도는 대답을 망설이는 치아키에게 설마 자신과 사탕을 비교했는데 머뭇거릴 줄은 몰랐는지 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 지금 사탕한테 진거야……?"
"타, 타카미네 그게 아니라 너인게 당연하지 않나!"
"근데 방금 머뭇거렸죠. 그게 진거랑 뭐가 달라…하아…우울해."
"진 게 아니다. 타카미네 이 사탕은 네가 준거라 머뭇거린거다."
"내가 준 거라서…?"
"나에게는 처음으로 타카미네에게 받는 선물이라 무척 기뻤고 그래서 잠시 대답을 망설였던 거다. 이건 네가 나에게 준 초콜릿의 답변이니까."
단순한 장난에 심술부린 것 뿐인데 그런 성실하고 진지한 답변이 오면 장난친 자신이 뭐가되는지 선배는 알고있을까. 그런 점이 자신이 저 선배를 좋아하게 된 이유기도 했지만 미도리는 무척 고마운 답변을 해준 치아키에게 보답이라도 해주고 싶어서 치아키가 들고 있는 사탕 케이스에서 마지막 사탕 한 개를 손으로 집어 자신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 치아키에게 입을 맞췄다. 치아키는 갑작스러운 키스에 깜짝 놀란 듯 미도리의 어깨를 잡았다.
"읍……!"
미도리는 힘이 빠진 듯 부들거리는 팔로 밀어내는 치아키에 아랑곳않고 치아키의 입 안에 자신이 먹은 사탕을 혀로 옮겨주었다. 갑작스러운 사탕의 이동에 놀란 듯 입을 떼려 하자 치아키의 뒷목을 한 손으로 부드럽게 잡아 자신에게로 밀착시켰다. 이에 벗어나지도 못한 채 치아키는 그저 입 안에서 굴려지는 사탕에 몸을 흠칫 떨 뿐이었다. 딱딱했던 사탕이 미도리와 치아키의 혀와 따뜻한 입 안의 열기에 점점 녹아 끈적해졌다. 숨을 쉬기 위해 입을 가볍게 뗄 때마다 가늘고 투명한 선이 둘의 입 사이를 이어주었고 타액과 사탕때문에 입술이 반들거렸다. 사탕이 다 녹을 때쯤 미도리는 입을 떼었고 숨 차는 듯한 키스에 힘이 빠진 상태로 얼굴을 붉힌 치아키가 흔들리는 눈으로 미도리를 바라보았다.
"흐읍…하아, 타카미네…"
"이제 내가 준 사탕과 나, 뭐가 더 좋아요?"
"타카미네가…더 좋다."
"응, 나도 모리사와 선배가 좋아요."
솔직히 말해준 제 연인이 사랑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얼굴을 숙여 가볍게 치아키의 이마에 키스해 준 미도리는 치아키의 손을 조심히 잡았고 치아키도 그런 미도리의 손에 응하여 맞잡았다. 하교길의 끈적한 키스를 보기라도 한 듯 석양은 평소보다 붉은 빛을 내며 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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